스포츠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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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코다 압도한 유해란, 공동 2위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 유해란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 첫날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대기록 달성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유해란은 30일 영국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에서 개막한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선두 지노 티띠꾼을 2타 차로 추격하며 공동 2위에 안착한 유해란은 최근 메이저 2개 대회를 잇달아 제패한 절정의 샷감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와의 정면승부였다. 동반 라운드에 나선 유해란은 코다가 2오버파로 부진하며 공동 53위로 처지는 사이, 시종일관 필드를 압도하며 7타 차 완승을 거뒀다. 험난한 포트 벙커와 변덕스러운 바람이 도사리는 링크스 코스 특유의 위기 상황에서도 유해란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세 차례나 공이 벙커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정교한 퍼트와 침착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스코어를 지켜내며 갤러리들의 찬사를 받았다.

 


유해란의 이번 도전은 골프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미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이달 초 에비앙 챔피언십을 정복한 유해란은 이번 대회마저 우승할 경우, 전설적인 박인비 이후 13년 만에 한 시즌 메이저 3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LPGA 투어 전체 역사를 통틀어도 단 4명만이 허락받은 이 대기록은 유해란을 단순한 강자를 넘어 골프의 전설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유해란은 링크스 코스의 난도를 인정하면서도 차분한 대응을 강조했다. 코스가 워낙 까다로워 드라이버 샷을 자제했음에도 벙커를 피하기 어려웠지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심플하게 플레이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이어지는 상승세의 비결로 '마음 비우기'를 꼽으며, 결과에 대한 걱정보다는 매 순간의 샷에만 집중하는 단단해진 정신력을 내비쳤다.

 


한국 선수들의 선전도 돋보였다. 고교생 아마추어 양윤서는 1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17위에 올라 깜짝 활약을 펼쳤고, 임진희와 주수빈 등도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고진영과 김효주는 각각 4오버파로 하위권에 머물며 컷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링크스 코스의 변수가 많은 만큼 남은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 간의 희비가 어떻게 엇갈릴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유해란은 이제 바람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 시간대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링크스 코스의 불확실성을 실력과 평정심으로 극복해내고 있는 유해란이 과연 박인비의 뒤를 이어 13년 만의 메이저 3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골프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해란의 샷 하나하나가 한국 골프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