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정치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앞두고 정면충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 흐르던 미묘한 긴장감이 공개 충돌로 번졌다. 합당 논의의 방향을 두고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지분을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하자,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누가 지분을 요구했느냐”고 맞받으면서다.김 대표는 12일 경기 평택을 찾아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원칙론을 꺼냈다. 그는 “다른 정당과 연대하더라도 단일화는 경쟁력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당내 후보 역시 경쟁력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정당의 맏형으로서 중도와 합리적 보수까지 끌어안는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의 발언이 조국혁신당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평택은 조 원장이 6·3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출마했던 지역이다. 그런 곳에서 ‘지분 배분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합당이나 연대 논의에서 조국혁신당에 별도 몫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민주당 친명계 일각에서는 앞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배분 등 특정 지분을 약속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김 대표의 발언은 이런 논란을 차단하는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구조적 다수 전략’에 맞춰 민주당 중심의 외연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조 원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3일 페이스북에 “김 대표는 느닷없이 ‘지분 나누기는 없다’고 말해 조국이나 조국혁신당이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지분을 요구한 것처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가 하지 않은 주장을 한 것처럼 설정해 공격하는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라며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조 원장은 김 대표가 내세운 ‘구조적 다수’ 구상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구조적 다수라는 이름 아래 자파만을 위한 구조적 소수의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통합과 확장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친명계 중심의 주도권 강화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이다.
양당의 균열은 조직 정비 과정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13일 조 원장을 경기 평택 지역위원장으로 선정했다. 동시에 서울과 광주·전남, 전북 등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8개 지역에도 자당 인사를 지역위원장으로 배치했다.
이는 2024년 총선 당시 양당이 내세웠던 ‘지민비조’ 구도와는 달라진 행보다. 당시에는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라는 방식으로 협력의 틀이 유지됐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현역 지역구에 조직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다음 총선에서는 지역구 경쟁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민주당은 중도와 합리적 보수까지 포괄하는 ‘구조적 다수’ 노선을 통해 집권 기반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통합 논의를 앞세워 자신들을 흡수하거나 주변화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합당 논의는 아직 구체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양측의 발언은 이미 협상장을 벗어나 공개 여론전으로 옮겨간 모습이다. 한때 같은 진영 안에서 역할 분담을 했던 두 당이 이제는 통합의 상대인지, 경쟁의 상대인지를 놓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